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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맨스21

영원한 갈증 - 02. EMPTY BOX 영원한 갈증 02. EMPTY BOX 해영과 그녀가 속한 강력반은 사건조사를 위해 정신없는 며칠의 시간을 보냈다. 피해자들의 주변 조사와 용의자들을 추려내고 조사하는 짧지 않은 시간을 보내는 내내 사건은 핵심에 다가서지 못하고 주변만 희미하게 떠돌았다. 자살인지 타살인지조차 모호한 이 사건들이 정말 서로 연관이 되어 있을까? 이제는 그 가설조차도 우연히 엉켜진 일들로 보이기 시작했다. 점심이라고 하긴 늦은 시간, 아침도 컵라면으로 대충 해결했던 해영과 태호는 백반 집에 들어가 앉았다. “뭐 먹을래?” “응. 아무거나.” 아까부터 전화만 들여다보고 있는 해영이 쳐다보지도 않고 대답하자 태호는 굴러다니던 스포츠 신문을 주워 들고 물 잔을 내려놓는 아주머니에게 김치찌개 백반 2인분을 시켰다. 두어 페이지를 읽.. 2015. 12. 13.
영원한 갈증 - 01. 사건발생 영원한 갈증 01. 사건발생 집에 들어오자마자 점퍼를 벗어 거실의 소파에 던져놓은 해영은 피로로 뻣뻣해진 허리를 뒤틀었다. 찌뿌듯한 몸이 마디마디 쑤셔서 얼른 뜨겁게 샤워하고 자야겠다 생각하고 남방을 벗어서 침실의 침대 위로 던졌다. 흰 민소매 옷만 입은 그녀가 건조대에 널어놓았던 수건을 하나 집어 들고 욕실로 들어가려는데 초인종이 올렸다. /딩동- 딩동-/ 이 시간에 딱히 집까지 찾아올만한 사람이 없는데, 기쁜 소식 전한답시고 돌아다니는 종교인일까 생각하며 문에 난 외시경에 눈을 가져갔다. 둥근 시야 안에 현관문 앞 천장 조명에 노랗게 물든 동그랗고 볼록하게 왜곡된 남자의 얼굴이 보였다. “어? 호준이네?” 그녀는 자신의 친구인 이호준의 모습을 확인하고 반갑게 문을 열었다. 큼직하고 검은 크로스백의 끈.. 2015. 12. 13.
영원한 갈증 - 00. 시작 영원한 갈증 00. 시작 멀리서 보면 고압 철탑위에 세워둔 대형 피뢰침이라고 억지를 부릴 수도 있겠지만, 그것은 분명 장신의 남자였다. 몰아치는 바람에 간간히 흐트러지는 어깨를 조금 넘기는 길이의 길고 검은 머리카락, 봄에 접어드는 계절과 어울리지 않는 낡고 묵직한 검은색의 스웨이드 롱코트는 그의 넓은 어깨에서 종아리까지 뚝 떨어져서는 바람에 펄럭였다. 살아있는 사람이라면 그 높은 곳에 올라가기는커녕 저렇게 똑바로 서 있을 수도 없겠지만, 가느다란 선의 하얀 얼굴과 푹 꺼진 검고 긴 눈, 빛에 따라 번쩍이고 있는 맑은 눈동자. 그리고 슬쩍 열린 코트 사이로 보이는 흰 와이셔츠 아래로 가슴을 움직이며 숨 쉬고 있는 그는 분명 살아 있는 사람임에 분명했다. 하지만 긴 시간 눈의 깜빡임이 없어도 변함없이 번뜩.. 2015. 12. 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