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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 Said/Mumble

20140430

하달리 2014.04.30 15:00


나란 사람은 아직도 밑도 끝도 없이 연약한 사람이라서, 나쁜 길이든 위험한 길이든 어리석인 길이든 이끄는 길로 넙죽넙죽 잘 걸어갔던 지난 날의 나를 벗어나기 위해 투쟁하고 노력해온지 몇 해, 여전히 설익은 정의와 불확실한 논리를 가르침받고 주입받는 것을 적당히 거절하는 일에 취약하다.
눈치 정도는 잘 챈다. 아 저 사람이 이런 식으로 나를 컨트롤하려고 하고 있군. 어, 지금 말 한건 나한테 적용되는 말이 아닌데 멋대로 정해버렸네. 지금 나를 자기가 원하는 답을 내게 유도 하고 있네. 음. 겁주고 있구나. 라든가 하는걸. 그래서 가끔 그렇지 않다. 라고 거부 혹은 반론을 말할수도 있게 되었다. (전에는 그런 의견 피력을 거의 못했다는 말과도일맥상통한다.) 근데, 그 다음을 모르겠다.

아닌건 아니라고 부정하기도 하고 좋은건 좋다고 주장할수도 있지만, 여전히 그 사람들의 말에 매여 있다. 그렇지 않다라고 완전히 납득하기 까지는 꽤 시간이 필요하고, 가끔은 내 마음과는 달리 결국 사람들의 의도대로 행동해버릴 때도 있다.
어떻게 해야 그런 영향권에서 어떤 영향도 받지 않고 벗어날수 있을까? 어느정도 더 노력하고 무엇을 단련해야 나를 세워야 타인이 의도하고 주장하는 대로의 존재가 아니라 내 안의 생각과 마음을 믿을수 있는 사람이 될까? 잘 모르겠다. 그런게 가능한지 아니, 노력을 한다고 되는 일인지. 사실, 가능한가 아닌가 하는 고민도 쓸데 없는 것인데.
그리하여 결국. 왜 다들 나를 그냥 내버려 두지 않는거야? 라는 물음과 투정으로 고민이 끝난다. 나를 낮게 만든다고 해서 못난 자신들이 높아 지는것도 아니고, 딱히 내가 겁먹은 모습을 보는게 즐거운 새디스트들도 아닐텐데. 지들 좋을대로 써먹을 정도로 유용한 인력도 재능도 없는데. 왜 이리저리 휘젓지못해 안달일까? 아닌가? 내가 잘못 생각하고 오해하고 있는건가? 그 사람들은 정말로 나를 위하고 걱정하고 옳게 이끌려 하고 있고, 내가 보지 못하는 나를 일깨우려 하는 것이지만, 내가그걸 고깝게 생각해서 외면하고 곡해 하고 있는것일까? 지금도 이렇게 쓸데없이 고민 하고 앉았다.
이런 고민의 끝은 결국 자존감의 붕괴, 자아에 대한 의심으로 이어지고 애써 끌어 모은 나 자신에 대한 믿음과 의지들이 물을 쏟아 부은 각설탕처럼 스믈스믈 녹아서 끈적해져 버린다.


몇년 전인가, 나름 진실한 친구 라고 자신있게 분류 할수 있었던 한 사람이, "느슨하고 흐지브지 생각하며 끌려다니는 내가 싫다. 정신을 더 날카롭게 더 날이 단단하게 만들고 싶다." 라는 나의 글의 덧글로 "늘어져라..늘어져라.." 라고 쓴 걸 보고 묘한 서운함 같은 기분을 느꼈던 일을 아직 기억한다. 뭐 그 사람과의 인연이 어떻게 진행되어 어떤 파행에 이르렀는지는 시시할정도로 뻔한 클리세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떠올릴 가치도 없다.
뭐, 쓸데없이 긴 이야기이지만, 결론은 아직도 이렇게 덜 만들어진 나는 자신있게 혼자서 움직이는 것이 꽤나 힘들다는 것이다. 여전히 나는 눈에 띄게 바지런하지도 않고 굳은 의지도 없으며 능동적이지도 못하고 어리석으며 그럴듯한 추진력도 적다. 나보다 더 지혜로운 사람과, 옳은 길을 걷는것이 익숙한 사람과, 더 반듯하고 더 밝고 더 따뜻한 사람과 함께 생각하고 나아가고 싶지만,

사실은, 무엇보다도 나 자신이 그런 사람이 될수 있기를 소망한한다. 그 누구의 리드나 도움없이도 스스로 서는 사람. 그리고 결국은 나같이 연약한 마음을 가진 누군가에게도 올바른 도움이 되는, 그런 사람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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