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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 Said/Mumble

20180827

하달리 2018.08.27 14:48

1.

나는 꽤나 숨막히는, 그러니까 적당한 비유를 빌리자면, 어떠한 산소공급장치의 도움없이 긴 잠영을 계속하고 있는 상태를 유지하고 있다.

하지만 이 숨막히는 상태의 감각은 조금 미묘하다. 숨이 막혀 당장 고꾸라질것 같은 감각과, 내가 모르는 나의 어떤 기관이 물을 빨아들여 산소를 흡수하고 있다는 감각이 나도 모르는 시간을 타고 몸안에서 정신안에서 교차하고 있는, 그런 상태이다.

이대로 폐포안에 물을 잔뜩 머금고 짙은 푸른색 속에 가라앉아 생을 달리하게 될 것 같은 불안함과 이 정도로 오래 물속에 잠겨 있는대로 의외로 살아남아 있네라는 의아함에, 나는 헤엄을 치면서 물속에서 자맥질을 해야 할지, 지금이라도 서둘러 수면위로 올라가야 할지 선뜻 결정하지 못하고 이렇게 어중간하게 부유하고 있다.

그럭저럭, 그렇게 의아한 채로 살아있다. 나름 살만 하다고 생각한다. 그러려면 물 속에서 호흡하는 법을 좀 더 연습해서 이곳에서의 생활이 익숙해져야 할 것 같긴 하다.

 

 

 

2.

부모님을 모실 튼튼한 젖줄이 되고 싶다는 가망없는 욕구가 몸안에 소용돌이 치다보니 1에서 언급한 숨막히는 느낌은 더 심한것 같다는 생각도 든다.

재능없고 능력없고 건강없고 재물없고 육체없고 가진 것 이라고는 그 어떤 과소비한 영수증보다도 길게 늘어진 약봉투들과 만담가 같은 말빨 정도 뿐이라 말로 위로하고 말로 웃게 하는 것 외에는 해드릴 수 있는게 없다. 한심하다. 가끔은 나의 이 무력함이 통증이 멈춘 생채기를 다시 벌리는 느낌이다.

 

 

 

3.

공모전 발표가 끝나고 나면 공모전에 냈던 글을 정리해서 북팔에 올리고 그게 이어 새로 올릴 글을 쓰고 있는데 (여전히 대중적인 인기따위 전혀 없을 장르소설이다) 초기 설정과 도입부만 기술해 놓고 짱박아 뒀다가 오랜만에 정리 하려고 꺼냈는데 설정과 이야기가 너무 어두컴컴해서 깜짝 놀랐다. 뭐야 이 어둠의 다크포스는... 글도 계속 쓰는 이유를 잘 모르겠다, 잘 쓰지도 못하고 돈이 되는 것도 아닌데 뭐 이렇게 집착을 하는가 모르겠다.

 

 

 

4.

삶의 열정까지는 바라지 않지만 조금만 더 살고 싶어 하면서 살고 싶다. 조금만 더 덜 쩔쩔 매면서, 조금만 더 긴장감 없이. 특별하지 않아도 좋은, 특별하지 않아도 되는. 그런 삶을 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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