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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원한 갈증


15. 사건의 끝




​  “이호준을 만나러 가겠다니, 그게 뭔 헛소리야?!!”

  침대 가에 걸터앉은 해영에게 악을 버럭 질렀던 태호는 마침 복도를 지나가던 간호사가 안쪽을 힐끔 들여다보며 지나가자 얼른 복도 창 쪽으로 다가가서 블라인드를 내렸다. 초조한 눈으로 창을 가린 블라인드 사이로 밖을 기웃거린 그가 다시 침대로 돌아오니 해영은 침대에서 일어나서 환자복을 벗고 있었다. 거침없이 바지를 내리는 그녀 때문에 잠깐 눈을 돌렸던 태호가 쭈뼛거리며 해영을 다시 돌아봤다. 어느새 바지를 갈아입은 해영은 목에 걸려 있던 깁스 팔걸이를 빼고 반 깁스로 둘러놓은 팔의 압박 붕대를 풀고 있었다. 그녀에게 벌컥 뛰어간 태호가 바쁘게 붕대를 끌러내는 그녀의 손을 붙들었다.

  “이게, 너 미쳤어? 이걸 왜 풀어?”
  “뼈 다 붙었어.”
  “그걸 어떻게 알아? 니가 의사야? 까불지 말고 얼른 다시 매라.”
  “팔 주인이 괜찮다는데 왜 그래. 압박붕대나 감아놓게 그거나 다시 말아봐.”

  풀어 낸 붕대 뭉치를 그에게 건넨 해영은 큼직한 환자복 웃옷도 벗고 침대 옆의 수납장을 열어 회색 후드티를 꺼내 뒤집어썼다. 태호는 그녀에게 얼결에 받아든 붕대뭉치를 돌돌 말다가 신경질적으로 침대위에 내려놓고 그녀에게 말했다.

  “도대체 왜 그래, 너 아직 환자야. 허벅지에 실밥도 안 뽑은 놈이 가긴 어딜 간다는 거야.”
  “몇 번을 말해, 호준이 만나러 간다니까.”

  어처구니없게도 호준을 만나러 가야하니 병원을 빠져나가게 도와 달라며 나서는 그녀를 보며 태호는 헛웃음을 웃었다.

  “미치겠구만, 너 진짜 맛이 갔냐? 팔 다리가 아니라 다친 게 머리였어? 어디 있는지도 모르는 사람을 만나러 가긴 뭘 만나러 가! 설마, 피의자 위치가 파악된 거야? 그럼 이러고 만나러 갈게 아니라, 우선 연락을-”
  “병원 들어오면서 봤어? 요 앞에 있던 애들 다 갔지? 아까 팀장님이 수사원들 다 본청으로 갔다 그러던데.”

  벽장에 달린 거울을 들여다보며 흐트러진 머리를 대충 만진 그녀는 후드 티의 모자를 뒤집어쓰고 그의 말꼬리를 자르며 말했다. 태호가 악을 바락 썼다.

  “가긴 뭘 가, 인마!! 병원 안팎으로 몇 주째 너 감시하는 놈들이 한 다스거든?! 너 꼼짝만 해봐!”
  “그러니까 도와 달라는거잖아.”

  벽장에서 운동화까지 꺼내서 신기 시작하는 그녀를 황당한 표정으로 보고 있던 태호는 씩씩거리며 그녀에게 다가가 후드 티셔츠 뒤춤을 잡아 침대로 끌고 가면서 말했다,

  “시끄러워. 쓸데없는 소리 집어 치우고 얼른 옷 벗고 다시 침대에 누워. 이게 까불고 있어.”
  “아, 형!”

  억지로 침대에 다시 앉혀진 해영은 태호가 잡아 당겨서 길게 끌려 올라갔던 옷의 허리춤을 끌어당기고 그의 손을 털어냈다. 그녀는 태호를 애원하는 얼굴로 올려다보며 말했다.

  “형. 나 좀 도와줘.”
  “부탁이니까, 너야말로 나 좀 도와줘라. 너 설치는 꼴에 내가 죽겠다. 링거 꽂고 드러누워 있어야 할 인간이, 네가 제정신이야?! 빨리 누워!”
  “사람들 다 몰려오겠어! 조용히 좀 해!”

  손가락으로 입술을 막으며 병실 문 쪽을 기웃거리던 해영은 침대에서 일어나더니, 태호의 양 팔을 부여잡고 그의 눈을 바라보며 심각한 표정으로 말했다.

  “형. 나 안 믿어, 안 믿어?”

  입술을 일그러뜨린 태호가 주먹을 말아 쥐고 그녀의 정수리를 중간을 꽉 쥐어박으며 나무랐다.

  “이 새끼가, 지금 이게 믿고 안 믿고 문제야?”
  “아파! 진짜! 믿어, 안 믿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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