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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원한 갈


13. 지금, 당장, 나를,​



“이 새끼가, 진짜.”

 

입에는 짧게 타들어간 담배를 물고 뒷머리에는 엉망으로 까치집이 생긴 해영은, 손에 든 종이파일을 들어서 자신의 책상 맞은편 철재의자에 수갑을 차고 삐딱하게 앉아 있는 남자의 옆머리를 세 번 정도 연달아 후려쳤다. 다리를 넓게 벌린 자세로 거들먹거리고 있던 남자는 해영의 날이 선 눈빛과 파일공격에 자세를 고쳐 앉고 입을 삐죽거렸다. 해영은 꽁초를 문질러 끄고 그에게 말했다.

 

“야, 이 뭣 같은 새끼야. 니가 저 여자 집 창문 깨는 거 봤다는 사람도 나왔어. 그리고 너 도망가면서 버렸던 가방, 그 안에 들었던 청테이프, 빠루. 그게 니꺼 아니면 누구 거야? 망보다 튄 놈이랑 꼭 대질심문 해야 순순히 불 꺼야?”

 

남자는 눈을 부릅뜨고 수갑을 차고 있는 양손으로 책상을 내리쳤다.

 

“그게 어떤 개새낀데요! 나 그런 적 없거든요?!”

“머꼬! 내한테 그 지랄 같은 숭한 생각하는 작자가 니밖에 더 있나?! 내가 그짓말이라도 했다 이기가?! 맞잖아! 니가 우리 집 창문 부싰잖아!! 와! 내가 당하고만 있을줄 알았나!”

 

저만치서 앉아 있던, 눈 주변이 파랗게 멍든 여자가 악을 쓰며 발을 굴렀다. 그녀의 곁에 선 경관이 그녀를 다독이려 애쓰며 말했다.

 

“여기서 이러지 마시고, 일단 저 쪽으로 가시죠.”

“아니라예, 지는 저딴 새끼 하나도 안무섭습니더. 니 한번 해볼 테면 해봐라! 이 미친 자쓱아!”

“자, 자, 진정하시구요...”

“너 진짜 죽고 싶어? 야! 너 이리와 봐! 안 와?!!”

“꺄악- 아제요- 저 사람 못 오게 막아 주이소...”

 

기세 좋게 악을 쓰던 여자는 남자가 수갑 찬 손을 위협적으로 들며 소리치자 얼른 어깨를 움츠리고 경관의 등 뒤에 매달렸다.

 

“이 새끼가 아직도 정신 못 차리고...”

 

해영이 경관 뒤에 숨어 있는 여자를 향해 목을 길게 빼고 소리를 지르는 남자를 다시 한대 치려고 하자, 태호가 얼른 일어서서 그녀의 팔을 막았다. 태호가 아니었으면 긴 포물선을 그리며 날아온 해영의 주먹에 옆통수를 가격 당할 뻔한 남자가 몸을 움찔 숙였다. 태호가 해영에게 말했다.

 

“야, 장 형사, 살살해라... 울겠다.”

“살살은 무슨, 잡전과만 8범에 여자나 패고 다니는 인간말종 범죄자새끼한테. 불법침입, 재물손괴에, 넌 특수강도 하나 추가야. 이 새끼야.”

 

남자는 머리를 가리고 있던 팔을 내리면서 억울하다는 듯이 해영에게 꽥 소리쳤다.

 

“아- 진짜 왜 이래요! 유죄판결나기 전엔 다 무죄인거 몰라요!?”

“어이고, 법전문가 나셨네. 그 좋은 머리로 공부안하고 이딴 짓 할 생각이나 하냐?”

 

태호가 그를 바라보며 혀를 차니 남자는 구시렁거리면서 고개를 숙였다. 해영은 머리를 흔들면서 자리에서 일어나 하도 소리를 질러대서 따가운 목을 축이러 정수기로 걸어갔다. 해영이 잠시 자리를 비운사이 남자는 여전히 자신의 시선을 피해 몸을 숨긴 채로 경관이 내민 서류를 작성하고 있는 여자가 있는 쪽을 도끼눈을 뜨고 노려봤다.

 

“저 년이 감히 나를 찔러? ....진짜 내가 나가기만 하면 저 XX같은 년을 아주 입빵긋 못하게 조져 놀 거야...”

“이 미친 새끼가. 야! 경찰 앞에서 누굴 협박해! 너 진짜 제대로 인생 종쳐볼래?! 아유, 요걸 그냥-”

“아, 치쇼! 치라고! 씨바, 세월이 어떤 세월인데 경찰이 막 사람을 치나?”

“요 양아치 새끼... 진짜 막가는구만.”

“그래! 나 막간다! 어쩔 건데? 니들이 뭘 어쩐 건데?! 쳐 넣어! 내가 그런 거 무서울 거 같냐?”

 

태호도 참지 못하고 그의 뒤통수를 호되게 내리쳤지만, 그는 도리어 악을 쓰면서 뻗댔다. 정수기에서 물을 따르던 해영이 컵에 반쯤 채운 찬물을 꿀꺽 꿀꺽 마시고 잔을 소리 나게 내려놓고 성큼성큼 걸어오더니 아직도 여자 쪽을 노려보고 있는 그의 옆구리에 그대로 왼쪽 발을 박아 넣어 버렸다.

 

 

 

 

 

 

 

 

 

“왜 그래? 요즘.”

 

역 근처의 포장마차에 들어가 마주 앉은 태호가 해영의 빈소주잔에 술을 채우면서 그녀를 힐끔 올려다보고 말했다. 해영은 잔이 차기도 전에 서둘러 술을 들어 마시며 표정 없이 대답했다.

 

“뭐.”

 

찬 기운이 뚝뚝 흐르는 반응에 태호는 빈 입맛을 한번 다시고 그녀의 빈 술잔에 다시 술을 따른 후 자신의 잔도 채우며 말했다.

 

“누구 하나만 걸려라, 그러고 다니잖아. 너. 바짝 날이 서가지구서.”

“아, 내가 뭘.”

 

그녀가 짜증스럽게 미간을 구겼다. 그것에 아랑곳 않고 태호가 말을 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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