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스토리 뷰


영원한 갈증


10. 추격



  잠에서 깨어난 해영은 부스스 눈을 떴다. 흐릿한 시선으로 맞은편을 보니 사람이 누웠던 자국만 슬쩍 남았을 뿐, 에일델드리브는 어딘가로 가고 없었다. 그녀는 괜히 품이 썰렁해서 침대에서 몸을 일으켜서 그를 찾아서, “야, 어딨어?-” 목소리를 높여 그를 불러봤다. 하지만 대답이 없었다. 잠이 묻은 눈을 꿈뻑거리는 해영에게 비어있는 쿠션 위에 놓인 작은 쪽지가 보였다. 쪽지 곁에는 에일델드리브가 휴지로 접어놓았을 것이 분명한 조그만 백합꽃이 놓여있었다.

   해영은 휴지로 만든 꽃을 주워들고 피식 웃었다. 지루한 서적의 문장 같은 딱딱한 말투로 냉소적인 말이나 툭툭 던지는 것과 어울리지 않게 그는 가끔 이렇게 촌스러울 정도의 낭만적인 말이나 행동을 한다. 하지만, 그를 조금 더 알게 된 지금은 그에게 제법 잘 어울린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의 말대로 그는 괜찮은 연인이니까. 해영은 여전히 웃는 얼굴로 쪽지를 주워 들여다봤다. 약간 삐뚤거리는 글씨로, 그러나 열심히 쓴 필체로 간결하게 쓰인 문장이 보였다.

 

 

   /옷 좀 사러 다녀올게. 코트가 너무 해져서 고쳐 입기 힘들 것 같다./

 

 

   꼭꼭 눌러 쓴 글자체로 봐서 글을 쓰는 것에 익숙하지 않은 것 같아 보였다. 그녀는 쪽지를 다시 쿠션 위에 툭 던지고 비스듬히 침대에 누웠다. 그의 빈자리 위에 손을 얹고 있던 그녀는 손가락으로 이불 위를 톡톡 치며 지난 밤 그가 들려준 이야기들을 떠올렸다. 꾸며낸 이야기라고 믿는 편이 편할 정도로 그와 관련된 일들은 그의 존재만큼이나 평범하지 않았다. 그의 말대로, 그가 이곳이 아닌 어느 낯선 나라 사람이고, 가늠하기 힘들 정도의 긴 시간을 이곳저곳을 헤매며 그녀가 예상하기 힘든 시간을 보냈을지도 모른다.

 

 

   물론, 아 네, 그렇군요, 하고 덥석 믿자니 어린 시절 산타클로스 이야기만큼이나 허무맹랑했다. 그러나 그렇다 해도, 그와 호준이 벌이고 있는 말도 안 되는 일들은 엄연히 현실이지 않은가.

   아니, 설사 그의 이런 이야기들이 다 거짓말이어도, 아무려면 어떤가. 해영은 그가 슬슬 마음에 들기 시작했다.

 

 

 

계속 읽기 - 북발: http://novel.bookpal.co.kr/view/5725 

Copyrights ⓒ 2010 HADALY All Rights Reserved.

댓글
댓글쓰기 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