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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iction/영원한갈증

영원한 갈증 - 08. 상자 속의 질문

by 하달리 2015. 12. 13.

 

영원한 갈증

 

08. 상자 속의 질문

 

 

 

  적막한 지방의 산을 감고 올라가는 뿌연 도로위로 밤안개가 흐물거리며 흘러 내려왔다. 안 그래도 한산한 고개는 이렇게까지 안개가 짙은 밤이면 지나가는 차 한 대도 만나기 힘든 곳이다. 조용한 산 중턱에 급하게 돌아가는 코너에 서있는 낡은 반사경을 통해 검은 모래바람으로 흘러나온 에일델드리브는 경사진 도로를 천천히 걸어 올라갔다. 그는 도로 옆의 갓길위에 깔린 회색 자갈 위를 소리 없이 걸었다. 점점 짙어 지는 안개를 해치고 걸어가는 동안 시무룩한 아이처럼 고개를 숙이고 있던 그는 이윽고 고개를 들었다.

  그의 시선 끝에는 오르막이던 도로가 점차 내리막으로 들어서는 구간, 잠시 차를 세워 쉬어 갈수 있게 준비 해놓은 협소한 전망대겸 간이 휴게소가 있었다. 지나가는, 들러 가는 사람도 많지 않은 그곳의 빛바랜 주황색 플라스틱 의자에는 뽀얀 먼지가 쌓여 있었다. 그곳에 가까워질 수록 세 명이 앉을 수 있도록 맞붙은 그 의자의 중앙에 허리를 숙이고 양 무릎에 팔을 기대고 있는 호준의 옆모습이 보였다. 인기척을 느꼈는지 고개를 슬쩍 돌렸던 호준은 그를 확인하고 다시 땅바닥에 시선을 고정한 모습으로 돌아갔다.

 

  “좀 괜찮은가?”

  “......”

 

  에일델드리브는 대답 없는 호준의 맞은편에 놓인, 호준이 앉아 있는 것과 똑같은 3인용 플라스틱 의자에 가서 앉았다. 녹슨 연결부위의 삐걱 이는 소리에도 꼼짝 않고 있는 호준에게 그가 다시 말했다.

 

  “시간이 좀 흘렀으니 조금은 정신이 들었겠군.”

  “......”

 

  여전히 답이 없는 호준과 말을 멈춘 에일델드리브, 두 사람의 발목위로 무거운 안개가 소리 없이 흐르며 지나갔다. 잠시 후, 호준이 발끝을 까딱거렸다. 그리고 몸을 일으켜서 안개를 흩으며 조악한 전망대 난간 쪽으로 걸어갔다. 난간 너머로 시선을 던져도 사방이 뿌연 밤인 지금, 전망대 지붕 끝에 달린 미약한 외등의 흐린 불빛 외엔 아무것도 보이지 않을 테지만 그는 풍경을 구경하는 것처럼 한참 어둠너머를 두리번거렸다. 난간을 잡고 있는 손을 폈다 접었다 하던 그가 여전히 어둠을 응시한 채로 등 뒤의 에일델드리브에게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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