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0324

하달리 | 2018.03.24 20:13

1.

계속될 것 같은 겨울이, 어느날 뚝, 하고 끝났다. 눈이 날리더니, 기온이 높아졌다. 감기를 앓는 것처럼 날씨조차도 컨디션이 이랬다 저랬다 한다.

조금은 지루함도 느껴지지만, 별일 없는 날들을 지내고 있다. 특별한것도 대단한것도 없는 인생이어서 그런것이 회의될때도 있는 시간이지만, 그럭저럭, 잘 살아가고 있다. '무언가를 해야 한다' 라든가, '무언가를 가져야 한다' 같은 강박적인 조급함과 욕심이 많이 누그러져서, 그덕분에 꽤나 평화로운 시간들이다. 나의 겨울도 이렇게 뚝, 끝나는가 봐.



2.

버려두다시피하던 홈을, 꽤 오래 기다리던 도메인을 갖게 되면서 다시 정리하기 시작한다. 혹시 간편하게 중얼거릴수 있는 SNS를 사용하게 되면서 되려 홈페이지를 잘 안쓰게 되는건가, 라는 생각을 했지만 그건 아닌거 같고 아마도 복잡한 생각나 투덜거릴 것이 적어져서 그런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또 혹시 힘든 일이 생겨서 생각이 길어져도 고민의 끝이 신앙고백(...)으로 끝나는 경향이 생겨서 그런것도 있고. 마음이 힘들때 홈페이지에 일기를 쓰던 버릇이, 큐티와 묵상노트를 쓰는 버릇으로 옮겨 가버려서.. 앞으로도 크게 다르지 않을것 같다. 뭐, 고민과 우울감이 빨리 환기 되는 상태가 된것은 아주 좋은 것이니까, 잘되었어, 잘되었어.



3.

최근 내 주변에 벌어지는 많은 상황과 사람들이 손에 잡히지 않아서, 고독와 불안을 자양분으로 하는 불면의 밤을 며칠 보내다가, 어? 왜 내가 이런 일들로 안절부절하지 못하고 있지? 하고 문득 정신이 차려졌다.

요새 좀 대외적인 활동을 좀 하게 되었더니, 잘 하지도 못하는 대외적인 캐릭터 흉내를 내가며 상황과 사람을 캐어하려고 들고 있다. 집중력을 발휘해서 열심히 캐릭터에 몰두하다가 정신차려보니 자진해서 마음과 몸을 소비하는 이런 저런 상황으로 활동반경을 넓히다 못해, 할필요도 없는 고민으로 스스로 지치는 상황에 빠져 있는 것이다. 내 공전 궤도안의 있는 것들에 신경쓰는 것만으로도 금세 지치는 하찮은 멘탈력을 가진 사람이 굳이 활동반경을 넓혀서, 어렵게 얻은 영혼의 평안이 스스로 파괴되는 상태로 만들고 있으니 웃긴 노릇이다.

나는 꽤나 관심의 반경이 좁은 사람이라서, 마음이 닿지 않는 곳까지 움직이려고 하면 닿아있는 것들까지 지겨워지고 공허해져 버릴때가 있다. 이제는 그걸 안다. 그걸 알면서도 이렇게 스스로를 괴롭게 만드는 이유는 다 욕심 때문일 것이다. 소화 할 수 없는 것들까지 소유하기 바라는 지나친 욕심. '탐욕'. 그리고 탐욕은 '보는 것'에서 비롯된다. 스스로 조심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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